가사
새벽 해가 뜨기도 전
또 하루를 짊어지고
굳은살 밴 두 손으로
세상 문을 두드렸소
뜻대로 되는 일보다
마음대로 안 되는 날이
더 많다는 걸 알면서도
그대는 또 걸어왔소
남들은 웃고 있는데
나만 멈춘 듯한 밤
가슴속 깊은 한숨은
차마 꺼내지 못했소
어깨 위에 내려앉은
수많은 걱정들마저
말없이 품어 안으며
오늘도 버텨냈소
등잔불이 흔들려도
그대 마음 꺼지지 않았고
비바람이 몰아쳐도
그대 걸음 멈추지 않았소
그대 오늘 참 애썼소
세상 바람 매서웠을 텐데
어깨 위에 쌓인 먼지는
살아낸 날들의 훈장이라오
슬픈 얼굴 거두시오
그대 잘못이 아니오
비바람이 지나가면
꽃도 다시 피어난다오
오늘 하루 견뎌낸 것만으로
이미 충분하다오
달빛 아래 쉬어가오
내일은 또 밝아온다오
높은 담장 너머로
남의 삶만 바라보며
왜 내 걸음은 더딘가
수없이도 물었소
빈 쌀독 같은 통장에
작아지는 꿈들조차
포기하지 못한 채로
또 하루를 건넜소
세상은 빠르게 흘러
자꾸 등을 떠밀지만
넘어지지 않은 것만도
참 대단한 일 아니오
상처 없는 사람보다
상처를 안고 걷는 자가
더 강하다는 사실을
그대는 이미 증명했소
구름이 달을 가려도
달이 사라진 건 아니듯
잠시 길을 잃어도
그대가 틀린 건 아니오
그대 오늘 참 애썼소
참 많이도 견뎌왔소
눈물마저 삼켜가며
긴 밤들을 건너왔소
슬픈 얼굴 거두시오
그대 잘못이 아니오
달빛 아래 쉬어가오
내일은 또 밝아온다오
그대라는 꽃 한 송이
아직 피지 않았을 뿐
그대 고생했소
그대의 마음이 하늘에 닿아
때로는 비 되어 내리고
때로는 눈 되어 흩날려
그대의 삶 위에 내려앉으니
부디 스스로를 탓하지 마오
그대 고생했소
참으로 고생했소
